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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장편소설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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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이 《키스 앤 텔》이후 21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소설과 에세이가 절묘하게 만난 이 소설은 결혼한 한 커플의 삶을 통해 일상의 범주에 들어온 사랑에 대해 통찰한다. 영원을 약속한 그 후,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의 이행을 특유의 지적 위트와 섬세한 통찰력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평생을 함께할 확신이 드는 사람을 만났는데도 어째서 우리의 사랑에는 위기가 빈번하고, 더 크게 파멸을 맞기도

 

저자
알랭 드 보통
출판
은행나무
출판일
2016.08.25

 

 

우리는 흔히 사랑을 '운명'이나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열정, 첫눈에 반하는 운명적인 만남, 가슴 설레는 고백.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사랑의 시작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이러한 낭만적 환상에 일침을 가하며, 사랑의 진짜 시작은 '결혼'이 아닌, 훨씬 더 깊고 본질적인 곳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랑, 그 시작은 '영혼의 짝'을 꿈꿀 때부터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시작이 청혼이나 첫 만남이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바로'사랑에 대한 사랑'이 움트고, '맨 처음 영혼의 짝을 꿈꿀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하죠. 이 대목은 12페이지 구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결혼의 시작은 청혼이 아니고, 심지어 첫 만남도 아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사랑에 대한 사랑이 움틀 때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맨 처음 영혼의 짝을 꿈꿀 때다."

 

누군가가 나의 '영혼의 짝'이라는 느낌은 놀랍도록 순식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대화할 필요도 없고, 이름을 알 필요도 없습니다.객관적인 지식은 끼어들 틈이 없죠. 중요한 것은 '직관'입니다. 이성적 작용을 건너뛰기에 더욱 정확하고 존중할 가치가 있는 자발적인 감정이라는 것이죠. 마치 15살 여름, 카사알수르 호텔에서 라비와 알리스가 느꼈던 신속하고 진심 어린 이해와 감정이입처럼 말입니다. 그들은 외로움이 완전히 끝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믿으며 서로에게 끌렸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직관적인 끌림을 '운명'이라 부르며,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여기서 한 반 더 나아갑니다.

 

사랑은 열정보다 '기술'이다

작가는 라비가 언젠가 사랑이 열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사실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다소 차갑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사랑이 단순히 감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기술'이라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지만,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큼 아는 게 없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이는 사랑을 단지 시작의 순간에만 집중하고, 그 이후의 지속적인 노력과 이해를 간과하는 현대인의 경향을 꼬집는 것이죠.

 

사랑은 '완벽을 추구하는 것'

알랭 들 보통은 '사랑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완벽한 상대를 찾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랑은 우리의 약점과 불균형을 바로잡아줄 것 같은 연인의 자질들에 대한 감탄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을 통해 채우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사랑은 연인의 통찰력에 바치는 감사의 배당금과도 같습니다. 초기에는 감추기 바빴던 많은 비밀들을 마침내 드러낼 수 있다는 안도감, 다른 사람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는 역설적인 관계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안식처를 찾습니다.

 

성욕, 그 본질은 '받아들여짐'과 '안도감'

작가는 성욕에 대한 통찰도 제시합니다. 성욕은 단순히 감각적인 것이 아니라, '관념적'입니다. 무엇보다 '받아들여졌다는 생각', 그리고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끝날 거라는 전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죠. 섹스는 단지 신체적인 행위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 즉 인정, 앤정, 감사, 내맡김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흥분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 우리의 내밀한 자아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며, 연인이 우리의 본모습에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격려하고 인정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발견의 기쁨입니다. 침대에서는 평소에 위험하게 느껴졌던 약점이나 폭력성도 더 이상 위험 요소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서로의 취약한 부분을 안전하게 드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죠.

 

결혼, 불완전한 두 사람의 '관대하고 친절한 도박'

이 책의 백미는 결혼에 대한 정의입니다. 알랭 드 보통은 결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결혼은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 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이 정의는 낭만적 사랑의 환상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우리는 결혼할 때 자신이 누구인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완벽하게 알지 못합니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며, 우리는 그것을 애써 외면하고 결혼이라는 모험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착'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결혼이 완벽한 결말이 아니라, 불완전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베푸는 관대함과 친절함이 핵심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위한 여정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사랑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뒤흔듭니다. 사랑이 마냥 아름답고 환상적인 것만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대로는 지루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기술'임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사랑의 시작부터 그 이후의 지속적인 관계까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사랑의 본질적인 측면들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을 이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관계를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사랑은 완벽한 상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두 사람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이해하며, 끊임없이 성장해나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깨다다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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